[문화]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2017, 映画 夜空はいつでも最高密度の青色だ)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정말 오랜만에 일본 영화를 봤습니다. 동네 CGV에서 독특한 독립영화를 틀어주길래, 한번 호기심에 보게 됐네요. 새로운 분위기의 영화가 보고싶다면, 한번 도전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는 일본의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불안과 절망감에 관한 영화입니다. 도쿄는 시끄럽고 어지러운 도시가 되어, 도시의 젊은 층들은 각박한 현실 속에서 어둡고 우울한 인생을 살아갑니다. 이렇게 암울한 도쿄에서 살아가는 두 남녀의 얘기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신지는 한쪽 눈이 안보이는 청년으로, 공사판의 위험한 환경에서 일을 합니다. 미카는 낮에는 간호사, 밤에는 걸스바에서 일하는 여성입니다. 두 사람은 사회의 이면을 마주하면서 절망하지만, 둘을 만나고 서로에게 기대면서 희망을 얻습니다.

영화에서의 영상미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도쿄의 야경과 소음을 화려하게 보여주면서, 그 아래에 내면 깊이 숨어있는 사람들의 ‘짙은 블루’ 색의 불안함과 우울함을 도시가 잡아먹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한쪽 눈이 안보이는 신지가 바라보는 세상은 스크린 반쪽이 가려진 것으로 표현됩니다. 파란 하늘도 반쪽, 공사판도 반쪽, 모든 세상이 반쪽밖에 안보이는 답답함을 보여줍니다. 영상에서의 표현으로 도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을 전달하려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일본의 사회적인 소재들을 다루는 것도 새로웠습니다. 신지가 일하는 공사판은 2020 도쿄 올림픽 건설현장이고, 동료는 과로사하며, 옆집 노인은 고독사하고 맙니다. 미카도 마찬가지라, 간호사로써 매일 죽음을 접하고, 걸스바에서 일본의 밤문화에 톱니바퀴가 되어 일하면서, 방사능이나 지진과 같은 재해에 의한 죽음을 두려워합니다. 모두 일본의 젊은 층이라면 접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사회적인 문제들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아쉬웠던 점들도 많습니다. 영화 내내 절망적인 상황을 여러개 이어서 스토리를 이어나가려 하다보니, 나중에는 진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하루 절망적인 삶을 산다는걸 1시간동안 소개하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영화답게, 마지막에는 ‘그래도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던져줍니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나 영화가 해피 엔딩으로 안끝나면 검열당하기라도 하는걸까요. 마치 ‘도쿄 생활이 너무 힘들어…’가 계속 이어져오다가, 신지와 미카가 만나면서 이야기가 반전되어 ‘그래도 살아야지!’로 전환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도 영화를 통해 일본 사회에 대한 감성적인 접근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이번 영화는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편하게 볼 수 있었네요. 동네 CGV에서 독립영화들을 많이 틀어주는 것 같던데, 다음에도 일본 독립영화를 접할 수 있으면 한번 봐야겠습니다.

[문화] 어느 날 400억원의 빚을 진 남자(유자와 쓰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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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직장인의 장미빛 생활에서,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부도 직전의 회사와 400억 원의 빚을 떠안게 된 한 남자의 기록이다. 이렇게 잘 읽히는 책은 오랜만입니다. 그만큼 흥미로웠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사실 아버지 서재에 꽂혀있어 우연히 읽게 된 책입니다. 아버지가 책을 읽는다는 것도 놀랍긴 합니다. 근데, 그것보다도 작가의 이야기와 아버지가 겹쳐 보이게 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출세한 직장인에서 한순간에 사업을 물려받아 중소기업 대표로 자리잡은 것을 부분이 그렇습니다. 아마 아버지의 꿈이 처음부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아니었겠죠. 그저 상황이 사람을 그렇게 만들었을 뿐이죠.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이것이야말로 내 미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물론,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축복받은 집안에서 태어났으니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내가 해낼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16년동안 400억원의 빚을 갚는동안 작가가 강조한 문구가 ‘Never, never, never give up’이었습니다. 너무 식상한 문구기도 합니다. 그래도 맞는 말이긴 합니다. 끊임없이 도전하면 안 될 일도 되는 법입니다. 근데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가 의문입니다. 그리고 그동안의 고통을 뭘로 상쇄시켜야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당장 내 본업인 학업에서 허덕이는 내 자신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아무튼, 오늘도 두서없이 글을 썼습니다.
내 나름대로 고민 좀 해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