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PORT IT정보보호 ETF – 신규 금융상품 연구 보고서

20191114_신규 금융상품 연구 보고서_리서치1팀_임세준

제가 새내기 시절부터 몸담고 있는 동아리는 한국외대 증권투자연구회, 포스트레이드입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동아리에 입회하여 1학년 2학기에 리서치1팀(퀀트팀)의 팀장이 되었습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정량분석(Quantitative analysis) 중심의 팀인 만큼, 무언가 새로운 연구를 직접 리드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그래서 세 달전인 10월에 새로운 금융상품에 대한 선행연구를 진행하고 직접 모델 포트폴리오를 설정해보자는 목표를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 달 간의 고민과 시행착오 끝에 ‘PORT IT정보보호 ETF’라는 금융상품을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ETF(Exchange Traded Fund)는 상장지수펀드로,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를 주식처럼 증권시장에서 쉽게 매매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최근에 패시브 투자가 트렌드인 만큼, 증시에 다양한 ETF가 상장되어 있죠. 그렇지만, 저희 팀은 4차산업혁명의 후방산업이자 진정한 수혜자로 예상되는 IT정보보호 산업에 대한 ETF가 없다는 점에 주목하여 해당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PORT라는 ETF 브랜드는 포스트레이드(Postrade)의 약자이자 ETF의 바다를 여행하는 투자자들의 항구와도 같은 역할을 하겠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지어냈습니다. 어짜피 선행연구인데, 제도권 자산운용사들을 카피해서 브랜드 이름이라도 멋있게 지어주기로 했죠.

저희 연구에 대해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자세한 내용은 위에 업로드한 보고서에서 확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만, PORT IT정보보호 ETF를 한줄로 요약하자면 ‘국내 IT정보보호 테마 내 상장주식을 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편입하여 KOSDAQ 지수를 아웃퍼폼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ETF’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번 연구를 진행하면서 정말 힘들었습니다. 국내에는 없는 IT정보보호 테마에 대한 선행연구인지라 정보가 없을 뿐만 아니라, ETF를 개발하는 것은 저희 동아리 내에서 전례가 없었던 일인지라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제작과정을 벤치마크하여 투자 유니버스(Investment Universe)와 모델 포트폴리오(PDF)를 순서대로 구성하는 방식을 사용했지만, 1학년 학부생으로써 진행과정에서 지적 한계를 마주해야만 했습니다. 특히 모델 포트폴리오 구성방식에 대해 CAPM, MPT, Efficient Frontier과 같은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론들을 적용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설정한 모델의 백테스팅을 위한 시뮬레이터를 직접 파이썬으로 코딩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죠. 그리고 무엇보다, 팀장으로써 팀을 리드한다는 것 또한 많은 도전이 있는 일이었습니다. 아직 열아홉이었던 제게 너무나도 많은 과제들이 주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도 무사히 보고서를 완성하고 나니, 좋은 기회들이 제게 찾아왔습니다. 시립대 법학관에서 시립대 증권연구회 UoStock과의 연합 세션에서 시립대 학생들과 정보를 교류하고(사실 우리 윤화 누나의 ‘한국기업평가’ 리서치 보고서와 제 ‘PORT IT정보보호 ETF’로 압살하고 왔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포스트레이드의 홈커밍데이에서 현직 증권맨 선배님들 앞에서 직접 제 연구에 대해 발표할 기회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금융투자에 재직중이신 한 유튜버 선배님께서 제 연구를 유튜브 채널에 소개까지 해주셨습니다.

아무튼, 이번 선행연구는 제게 금융상품의 제작 뿐만 아니라 IT정보보호 산업에 대한 이해까지 넓혀준, 지적성장을 이끌어준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제 커리어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결과물까지 만들 수 있었죠. 제가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따라와줘서 다행입니다. 다음에는 더욱 액티브한 운용이 가능한 ‘스마트 베타 ETF’와 함께, IT정보보호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더욱 높히는 과정을 걷고자 합니다.

[단상] 화웨이 포비아를 바라보는 관점

화웨이가 전세계적인 반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국가들은 화웨이의 5G 통신장비 도입을 거부하고, 사람들은 화웨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기피합니다. 화웨이 포비아(Huawei-phobia)가 시작됬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지요. 개인적으로 화웨이에 관심이 많은 만큼, 화웨이 포비아의 원인과 화웨이 포비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관점을 적고, 해결책을 제시해보자 합니다.

화웨이의 정치적인 배경
먼저, 화웨이와 중국 정부 간의 관계가 화웨이 포비아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밀접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화웨이의 성장과정은 중국 공산당과 항상 함께 해왔습니다. 창립자인 런정페이는 인민해방군 장교였고, 퇴역 이후에 정부 관료들과 정격유착을 맺는 꽌시로 특혜를 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도 중국 정부의 무한한 지지를 얻으면서, 정부의 보조금 지원과 국영언론의 비호를 받고 있지요. 화웨이는 자사의 고도성장을 늑대경영 방식의 성과라 표현하는데, 글쎄요. 중화주의 중심의 국가주의에 수혜자가 더 맞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국익을 철저하게 대변합니다. 중국 내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금순공정이나 만리방화벽을 구축해줬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결국 화웨이는 존립의 이유를 유지하기 위해서 중국 정부에 끊임없는 충성을 보여 하는, 국영기업과 다름없으나 사기업의 형태를 가지는 특수한 구조의 회사입니다.

중국의 현지 법률은 이러한 중국 정부와 기업 간의 밀월관계를 유지할 것을 못박아 둡니다. 중국에는 국가정보법과 반간첩법이 국가의 정보업무에 협조할 것을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국가 정보공작에 기업의 협조를 강제하는 것은 국가의 부당한 권력행사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를 법률로써 강요합니다.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내 기업들은 자사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정부의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그 대신,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개인과 조직은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사이버 공격이나 검열과 같은 정보공작을 저지르더라도, 이에 가담하면 이권을 보장해준다는 약속을 하는 대목입니다. 화웨이도 여기에 포함되어, 실제 다양한 중국 정부의 공작활동을 조력하고 보호를 받았습니다. 최근에 폴란드에서 통신사를 통해 화웨이 직원이 EU 관련 기밀자료를 유출하려다 적발되자, 중국 정부가 외교전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호해줬던 사건이 대표적이라 볼 수 있겠네요.

모든 조직과 시민들은 법률에 따라 국가 정보 작업을 지원하고 협조하고 협력해야 하며, 국가 정보 업무의 비밀을 대중에게 알려선 안된다. 국가는 국가 정보 작업을 지원 및 협력하는 개인 및 조직을 보호한다.
任何组织和公民都应当依法支持、协助和配合国家情报工作,保守所知悉的国家情报工作秘密。国家对支持、协助和配合国家情报工作的个人和组织给予保护。

– 중화인민공화국 국가정보법

국가안전기관이 관련 간첩 행위의 정황을 조사하여 이해하고, 관련 증거를 수집할 때, 관련조직과 개인은 마땅히 사실대로 제공해야 하고, 거절해서는 안 된다.
在国家安全机关调查了解有关间谍行为的情况、收集有关证据时,有关组织和个人应当如实提供,不得拒绝

– 중화인민공화국 반간첩법

정부와 기업 간의 이러한 밀월관계는 IT기업에게는 치명적입니다. IT기업의 특성상, 정부의 부당한 요구에 맞서 고객의 민감한 디지털 정보를 보호하는 것은 필수가 되었습니다. 애플이 FBI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iOS에 백도어 설치할 것에 협조하지 않았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IT기업들의 자사의 장비와 서비스를 사용하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신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웨이는 중국 정부와 필요 이상의 관계를 맺으며 고객의 디지털 정보를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중국 정부에 협조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합니다. 정부의 명령에 무조건적으로 순응하면서, 고객의 디지털 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이 화웨이 관한 기피를 키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웨이의 기술적인 보안 문제
화웨이 포비아는 기술적인 부분에 관한 불신에서도 생겨납니다. 제가 인터넷 트래픽 기술을 잘 알지 못하지만, 화웨이의 기술 중에 의심되는 것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화웨이가 홍보하는 통신장비 기술 중에서 ‘Traffic cleaning solution’이라는 네트워크 공격 대응 솔루션이 있습니다. IDC나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크 등에 들어오는 공격을 라우터나 스위치의 DPI(심층 패킷 검사)를 통해서 걸러내는 기술입니다. 네트워크 보안에 필수적인 방화벽 기술이고, 시스코나 에릭슨 장비들도 사용합니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화웨이’의 장비가 패킷 정보를 심층적으로 들여다 본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백도어까지 열어 중국 정부로 보내진다면, 더욱 심각한 보안 위협이 되겠지요. DPI 검사와 관련한 부분은 화웨이 보안 이슈 중에 극히 일부분 뿐이고, 이 이외에도 수많은 기술적인 논란들이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인 문제는 화웨이에 대한 신뢰의 정도에 관한 영역입니다. 화웨이는 기술적으로 뛰어난 기업인 만큼, 보안 수준에 미달하는 장비를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국 NCSC(국가 사이버 안전센터)도 최근에 화웨이의 네트워크 장비를 검사한 결과, 보안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스페인에서도 보안 인증 중 하나인 CC 인증을 받았지요. 하지만 화웨이의 기술 악용 가능성에 대해 심증으로는 불안한 감정이 남아있습니다. 결국 사람들이 얼마나 화웨이의 기술력을 믿고 쓰는가에 달려있는 부분입니다.

화웨이 포비아를 바라보는 개인적인 관점과 해결책
저는 화웨이 포비아를 화웨이가 자초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화웨이를 향한 논란들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이에 대해 수동적인 모습만 보여주었습니다. 중국 정부와의 밀월관계에 대해서도 답변을 회피하고, 기술적인 보안 취약점에 대해서도 실수라는 표현으로 넘어갔지요. 그러나, 기술력 대비 뛰어난 가성비로 지속적으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화웨이도 전세계적인 반발에 부딪히고 고객들의 신뢰를 져버린 이상, 이제부터는 입지가 흔들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전방위적인 제재가 화웨이의 명줄을 끊고 있습니다. 화웨이의 CFO이자 창립자 런정페이의 딸인 멍완저우의 체포, 중국 통신기업에 미국산 부품 수출을 금지하는 통신 거부 명령 시행령 발동, 화웨이 통신장비 수입 금지 및 우방국 압박 등이 포함되어 있지요. 미국 주도로 화웨이 포비아가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모양새입니다.

물론 화웨이도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몇가지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의 최우방국인 영국과 뉴질랜드가 화웨이 포비아에서 이탈하도록 만들었습니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으로 구성된 안보 동맹체인 Five eyes를 와해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국내에도 LG U+의 5G 통신장비 도입 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해서, 2018년 5G 통신장비의 전체 출하량인 10,000대 중에 5,500를 한국에 수출하는 성과도 얻었습니다. 화웨이를 향한 여론도 만들어내기 위해서, 런정페이 회장까지 나서서 ‘중국 정부에 정보공개 요구를 거절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합니다. 공식석상에 잘 드러나지 않던 회장이 직접 나섰다는 점에서, 화웨이가 직면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볼 수 있습니다.

화웨이는 화웨이 포비아를 불식시키기 위해, 고객들의 신뢰부터 재건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이 화웨이를 선택하는 이유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때문이었지만, 화웨이를 향한 불신은 모든 장점을 상쇄할만큼 컸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와의 연계성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공개적인 증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화웨이의 IPO(주식 공개 상장)입니다. 무슨 IPO인가 싶겠지만, IPO를 통한 기업의 정보자료 공시와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화웨이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화웨이 측은 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자사주 98%를 직원들이 나눠갖는 우리사주제도를 통해 직원 중심의 경영을 유지한다는 것이 명분인데, 이 주식들은 의결권이 없다는게 함정입니다.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대신하는 배당의 개념일 뿐인 것이지요. 그러니, 실질적으로는 폐쇄적인 이사회가 화웨이의 경영을 이끌면서 주식 상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천명하는 것입니다.

IPO를 진행하게 되면, 화웨이 측은 투자자들을 위해 경영에 관한 사실을 공시할 의무가 발생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유입되어, 화웨이의 경영 활동을 감시하고 개입할 수 있게 되지요. 결과적으로 경영 투명성을 재고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화웨이와 같은 집단이 IPO를 진행한다는 것은 매우 껄끄러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본인들이 글로벌 IT기업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중국 정부와의 밀월관계를 청산하여 고객들의 신뢰를 재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화웨이가 정상화되어, 고객들이 화웨이의 뛰어난 기술력을 믿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이 되기를 바랍니다.